oze national park

오제尾瀬 여행 2일차 (25.5.20)

라피그 2025. 5. 27. 22:44

9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목적지는 , Tokura 戸倉에 있는 오제제1주차장 尾瀬第1駐車場.

출발 후 편의점(세븐일레븐)에 들러 간단한 간식을 사고 조금씩 고도를 올린다. 늦봄과 초여름의 실록이 길마다 가득하다. 아직 비시즌이라 1주차장은 붐비지 않는다.

오제국립공원은 여러곳의 고개에서 들어가지만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여기 토쿠라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비둘기고개(하토마치토게)로 올라간다. 셔틀버스 비용은 편도 1인당 1300엔이니 제법 가격이 나간다.

주차료도 1일 1000엔이니 조금 가격을 한다.  

시간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지만 작은 셔틀의 경우 사람이 다 차면 그냥 출발한다. 

 

鳩待峠(하토마치토게-비둘기고개)까지는 35여분이 소요된다. 10시가 조금 넘어 12명이 모두 짐을 싣자마자 출발을 한다. 오르는 숲길은 구불구불 1차선이 이어지면서 하늘과 숲의 모습을 계속 선물한다. 해발 1600미터 까지 주욱 올라간다.

 

어느 순간 하토마치토게 버스정류장에 내려 살짝 올라가 선물가게에 들어간다. 조카 지현이는 곰벨을 사서 그 벨을 달았다. 나름 오제의 상징 같은 벨이지만 곰이 우리를 더 무서워한다는 믿음으로 아니면 다른 믿음으로 나는 곰벨을 사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이제 진짜 출발이다.

 

사진 뒤에 하얀 것은 눈이 쌓인 언덕이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시부츠산(해발 2,228미터)의 등산로이고 직진을 하면 오제습지 Ozegahara 尾瀬ヶ原로 들어가는 길이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스패츠를 하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다. 어리둥절해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니 대화가 잘 안되지만 무릎까지 빠진다는 이야기로 들었다. 우리가 준비한 건 아이젠도 2개 스패츠도 2개 스틱도 2개인데 3명이다. 일단 스틱 1세트는 조카에게 그리고 아이젠은 우리가 하고 눈으로 꽉 찬 입구로 들어선다. 그러나 들어가자마자 물이 흐른다. 물천지다.

목도도 보이지 않고 목도와 목도의 갈라진 틈은 크래바스 처럼 사람들을 삼킬 것 같다. 

히토마치 토게(해발 1600)에서 오세 습지의 입구 (Ozeyamanohana Visitor Center, 尾瀬山の鼻ビジターセンター, 해발 1400미터) 까지는 내리막 길로 1시간을 걸어야 한다. 평상시는 3.2KM로 4-50분이면 될 거리지만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지금이 5월 20일이고 기온은 20도를 넘어서는데 눈이 쌓여 있다.  더욱이 눈 표면이 살짝 녹으며 길은 미끄럽다.

 

중간 중간 오제의 상징 목도길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하지막 주욱 목도라면 아이젠을 풀겠는데. 풀었다 찼다 하는게 여간 귀찮다.

 

 

 

한 두번의 넘어짐과 그리고 목도 사이 발 빠짐을 경험하고 거의 한 시간을 넘게 내려와 오세 습지의 입구 야마노하나(Ozeyamanohana , 尾瀬山の鼻)에 도착했다. 이곳은 방문자센터와 공공화장실(사용료 100엔 - 국립공원 관리비용으로 기증하는 것인데 대부분 낸다) 그리고 4채의 산장이 있다, 산장은 대부분 식당과 카페를 운영한다. 우리도 지불산장 (至仏山荘)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제의 거의 모든 산장은 생맥주를 판다. 우리도 여기서 일단 한잔과 우동을 먹는다. 사실 이곳은 차가 들어올 수 없어서 모든 재료는 헬기와 짐꾼(봇카)에 의해 이동된다. 우리가 먹는 신선식품은 대부분 봇카의 몫이다. 월요일은 봇카가 쉬는 날이라서 인지 우리는 오늘은 봇카를 보지 못했다. 이제 평원으로 이동이다.

입구를 초입 100여 미터를 지나가니 오제가하라 Ozegahara 尾瀬ヶ原의 첫 모습이 나타난다. 다행히 이곳부터는 눈사이 목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Oze라고 하면 오제가하라 尾瀬ヶ原 와 오제누마 호수尾瀬沼를 일컫는데 최초의 목적은 이두 곳을 2박 3일간 여행하는 것이었다.

 

 

눈이 쌓인 초반길과 달리 습원은 눈이 녹아 이제 목도가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잠시 쉬워갈 공간도 나오고 5월에 피는 오제의 상징 물파초가 드문 드문 나타난다.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 부분은 포엽이라고 하는 잎의 일종이고 중앙의 노란색 옥수수처럼 생긴 부분이 꽃이라고 한다. 물속에서도 꽃이 펴져 있고 오제의 여러 곳에 이 물파초가 여름까지 가득하다고 한다.

 

우리의 숙소는 오제 유일의 온천여관인 온센고야 尾瀬 温泉小屋 그래서 북쪽 루트로 갈림길에서 진입하기로 한다. 당분간은 목도로 이어진 길이고 아직은 성수기가 아니라 이곳부터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제에서 숙소예약은 다소 어렵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할 수도 있는 경우가 있지만 거의 유선으로 연락을 하거나 메일을 보내고 기다려야 한다. 오제가 인터넷이나 전화가 거의 터지지 않기 때문에 (산장 근처에서 인터넷이 조금 가능하기도 함) 카드 결제 인터넷예약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자연스럽게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일본어과 후배에게 사전에 전화를 부탁해 2박을 예약해 두었다. 우리가 묵을 숙소 https://oze-onsengoya.com/ 

 

 

가는 길 중간에 Toden Hut 東電小屋 이 나온다 자판기도 있고 숙박도 가능한 곳이다 물론 공공화장실(100엔)도 있다. 지현이는 다소 힘들어 한다. 초반 눈길이 다소 힘들었나 보다. 눈길 이후 평탄한 길이지만 갑자기 걷는 길이 다소 힘들어 보인다. 화장실을 거쳐 오늘의 숙소를 향해 힘을 내본다. 

 

중간중간 눈이 녹지 않는 숲길을 지나 작은 강물을 건너니 갈림길 Miharashi방향과 온센고야 방향의 갈림길이 나온다. 그리고 멀리서 오늘의 숙소 온센고야가 보인다.

눈때문에 이번주에 개장했고 우리가 전날 10명의 단체 손님이후 첫 손님이다. 본관과 별관이 연결되어 있다.

산장 주인과 직원들은 아직 못 치운 눈사이에 손님 맞이 준비가 한참이다. 이제야 오픈 카페 등을 추리고 있다. 인사를 하고 예약을 했다고 하니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여직원을 부른다. 숙박비를 현금으로 내고 방을 안내받고 식사시간등의 이야기를 듣는다. 친절한 설명을 듣고 우선 씻는다 생각보다 온천탕은 작고 개장초라 여탕을 함께 써야 했다. 온수량도 부족하다. 이곳은 난방은 기름으로 하는데 기름은 헬기로 공급받는다. 오제는 기본적으로 차량도 수도도 전기도 모두 자체 해결 시스템이다. 물론 휴지하나다 가져온 사람이 가지고 돌아가야 한다. 해당점포에서 파는 물건의 쓰레기(캔등)는 예외이다.

 

저녁상은 건강한 현지의 절인음식과 야채를 베이스로 한 음식들이다. 장국과 밥을 먹으며 맥주한잔을 즐긴다. 맥주가격은 오제에서 멀면 멀수록 비싸진다.(약9천원에서 만원 사이). 그 가격은 봇카의 노고이다. 주인과 내일 일정을 이야기하다. 인근에 위치한 폭포로 가는 길은 폐쇄 되었고 오제호수로 가는 산길의 눈이 아직 많이 녹지 않아 개장된 지 며칠 안되었고 목도도 거의 보이지 않아 걷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잠시 회의를 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2박의 예약 중 1박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

 

해가 넘어갖자 창 너머 평원으로 노루가 보인다. 해가 더 지자 별들이 쏟아진다. 두꺼운 이불이지만 밤사이 한기를 느끼며 잠이든다. 사실 핫팩을 가져왔지만 렌터카 트렁크에 두고 온 게 조금은 후회가 되었다. 큰 산장에서 유일한 손님으로  전화도 인터넷도 없는 자연 속에서의 1박이다. *일반적으로 오제에서는 9시에 소등이 된다. 그러나 손님이 우리뿐이라 딱히 규정은 없었다. 그냥 피곤한 우리는 일찍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