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서둘러 출발을 한다. 따스한 음료를 준비하고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원도로 달려간다. 아침부터 서두룬 이유는 강원도 횡계에 성당에서 10시 30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일요일 미사에 꼭 참석해야 한다는 김여사의 요청에 의해 새벽미사에 참석할까하다가, 시골의 작은 성당의 할머니들의 찬송가 소리이 정겨움을 느끼기 위해 횡계성당으로 네비를 맞추고 출발한다.
2시간여 만에 도착한 횡계성당에는 눈이 가득하다. 미사시작 30분전인데 군인들이 바글덴다. 군시절에 종교활동에 참석하던 생각이 난다. 상병을 달기전까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던, 성당 미사 참석이 생각난다. 내 예상데로 영성체에 참석하는 군발이가 거의 없었던 걸 보면 대부분 종교를 빙자한 사제음식을 먹기위한 일병 이등병들이었다..ㅎㅎ
인근마을에서 오신 할머니들의 나지막한 성가와 함께 미사를 마치고 우리는 성당에서 벌어지는 대보름행사와 점심은 포기하고 오늘의 일정을 가기로 했다.
작년 여름에 이어 다시 온 횡계지만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하던 차에 강추 할만 한 곳을 찾았다. 횡계 로터리에 있는 전주식당의 백반이다. 6천원에 먹는 백반에 황태찜과 청국장 게장이 모두 맛나다. 이 만한 식당을 관광지에서 찾는 것은 큰 기쁨이다. 정말 맛있었다.
(구)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니 휴게소주차장은 이미 상하행이 모두 꽉차있고, 양떼목장주차장도 가득이다. 어쩔 수 없이 국도변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준비한다. 휴일산행을 온 관광버스가 정말 꽉 차있다. 평일과 휴일의 차이가 엄청나다. 평일에는 썰렁한데. 하물며 여름철 산행에서는 걷는 동안 10명을 만나기도 힘든데... 정말 예상밖의 상황이었다.
기온이 생각보다 차지 않고, 주로 바람이 심하기에 등산복에 내피로 방한을 하고 고어택스로 방풍을 준비해서 채비를 한다. 스패치를 차고 아이젠을 준비해서 새로 가방을 꾸려 산행을 시작한다.
점심이 넘은 시간이라 내려오는 사람들이 오르는 사람보다 많다. 등산로에는 사람들에 밟힌 눈으로 눈길이 만들어져 있지만 등산로에서 한폭만 벗어나면 무릎까지 눈이 들어온다. 스패치는 필수다.
멀리 선자령 넘어서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오늘따라 유난히 따스해서 나뭇가지 사이에 눈꽃은 볼수 없었지만 그래도 시야 가득 들어오는 산바람으로 가슴이 확 뚫린다.
좁은 등산로로 사람들이 밟힌다. 오르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들 틈에서 줄을 서서 산행을 한다. 한가한 산행에 익숙한 나로서는 조금씩 짜증이난다. 여기저기 무슨산악회 무슨산악회 한무리씩 오갈때 마다 힘들고 지친다.
사람들고 밟고 지나간 눈길은 뽀송뽀송 소리가 나는 눈이 아니라 모래처럼 사각거린다. 사각거리는 눈길의 산행은 일반산행의 두배의 힘이 든다. 그래도 이 하햔 눈길을 보려고 이 멀리 사람들이 오는게 아닌가.
선자령은 해발 1100미터이지만 시작점인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00미터에서 시작이라 그다지 높게 느껴지지 않는 평탄한 길이 이어져서 오르기 쉽다. 그리고 출발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쉬운 산행에 가장 좋은 장소 같다.
산정상 가까이 다가가면 너른 평원이 나온다. 여름철이나 봄철에는 야생화가 가득한 곳이다. 잠시 갈증을 달래고 있자니 비료푸대를 들고 오신분들이 멀리서 눈썰매를 탄다. 나도 가져올 걸 그랬다.
작년 산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노루오줌 푯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정상가까이 가니 사람들이 많이 없어졌다. 당일산행을 오신 분들은 이미 길을 내려간 것 같다.
정상에서 멀리 보이는 강릉시내와 동해바다를 보고서는 이제 우리도 하산을 한다. 오늘 속초까지 가야하기에 조금 서둘러서 하산코스는 짧은 코스로 잡고 내려온다.
이렇게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을 하지 못해서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래도 간만에 오른 산행 그리고 오늘따라 시야가 넓은 하늘에 바다를 왼편으로 보면서 즐겁게 내려왔다.
국도변에 도착하니 차들이 많이 빠져잇다. 장비에 눈을 쓸고나서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고 예전의 대관령길로 길을 내려온다. 지난 여름 바우길을 걷던 기억의 장소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강릉에서 주문진까지 고속도로를 달려 저녁무렵 속초 중앙시장에 도착을 한다.
속초 중앙시장의 명물 만석 닭강정 - 정말 맛나다. 식으면 식은데로 맛있다. 한마리 만오천원이라지만 느낌상 한마리 이상이다. 절대 왕추다. 더불어 중앙시장 지하의 수산시장에서 회거리를 사서 콘도로 향한다.
*중앙시장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면 주차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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