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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길 24 - 라네로스에서 레온까지 (4월 3일, 37km-실제 18km) 어제 만찬을 함께한 멤버들이 이른 아침 길을 나서기 전에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또 헤어지고 그러나 이 길에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거 아마 카미노가 나에게 던져 준 가장 소중한 것인 듯하다. 엘부르고 라네로스 - 렐리에고스 - 만실리아 - 레온 섬머타임이 적용된 이후 햇빛이 비추기까지는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다. 출발을 하기전 김여사에 강요에 의한 스트레칭 그리고 언제 부턴가 처음 걸음을 디디며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마을 외곽에는 작은 습지가 있다. 습지의 한기와 새들의 울음소리가 오늘은 갈 길이 머니 얼릉 가라고 이야기 한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주말이 되면 긴장을 하게 된다. 가게나 식당들이 문을 열지 닫을지 전혀 가늠할 수 없다. 특..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23 - 사아군에서 엘부르고라네로까지 (4월 2일, 약 20km) 잠못이룬 사아군의 하룻밤은 불쾌하기 그지없다. 아무런 미련없이 사아군에서 빨리 떠나고 싶다. 뭔가 특별한 혜택을 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지 작은 배려가 아쉬었던 어젯밤이었다. 사실 사아군은 대단히 멋있는 고대 건축물이 그데로 남아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별 미련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래된 도시의 석조블럭을 밟으며 화살표를 따라 길을 계속해서 걸어간다. 도시의 끝자락의 수도원 건물 앞에 산티아고의 지팡이와 조롱박 앞에서 그래도 사진 한장을 남기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도시 외곽의 리조트를 지나니 세아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온다. 국도를 따라 계속 걷다보니, 로타리에 버스정류장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갈림길이다. 두개의 루트중 선택을 할 수있다. 경유하는 마을도 다르고 길의 형태도 완전히 다르다..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22 - 칼시디야에서 사아군까지 (4월 1일, 23km) 부르고스에서 부터 레온에 이르는 길은 적막하고 고요하다. 하루종일 순례자와 그들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외에 보기 힘든 경우 조차 있다. 쇄락한 과거의 마을, 역사의 흔적과 기록으로 존재하는 마을들 천년전에는 순례자의 안전을 지키며 성장한 마을들이 지금은 순례자에 의해 마을의 명맥이 유지되기도 한다. 칼사디야 데라카사 - 레디고스 - 테라디요스 - 산니콜라스 - 사아군 일어나서 쥴리에게 괜찮냐고 간단히 물어보고 길을 나선다. 형식적인 대화였다는게 못내 아쉽다. 알베르게를 나와 어제 저녘을 먹었던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오직 순례자를 위해 아침을 팔고 있다. 여관을 겸하는 곳이지만 간단한 빵과 커피로 아침메뉴를 팔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우리보다 앞서 아침을 먹고 있다. 아침을 먹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