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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길 34 - 바르바델로에서 곤사르까지 (4월 13일, 27km) 똑같은 곳에서 각자의 감흥은 다르다. 초반 산티아고길을 걸을 때 힘겹게 페르돈 고개를 넘어 우르테가에 도착할때 너무 힘들고 지쳤을 때 인수씨는 마을 초입에 서있는 성모상을 보고 너무나 감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우르테가에 도착했을 때 코카콜라 자판기를 보고 너무 흥분을 했었다.. ㅎㅎ 느낌은 서로 다르지만 같은 장소의 이야기 속에 그 느낌을 공유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길을 걸을 사람만이 느끼는 사실이다. 어제 먹다 남긴 질긴 닭의 살점을 발라내서 남은 밥과 함게 닭죽을 끌여 먹고서 조금 여유 있게 출발을 한다. 안개가 살짝 깔려 있지만, 우려했던 봄날 갈라시아의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다. 어제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마을들을 지나쳐서 안개를 뚫고 지나가니 어느새 눈앞에 안개는 사라지고 멀리 분지..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3 - 사모스에서 바르바델로까지 (4월 12일, 20km) 습관은 무섭다. 늦잠을 자겠다고 맘을 먹고도 8시가 조금넘자 더 잠을 잘 수가 없다. 농담처럼 그냥 하루 더 여기 묶을까? 하고 말해보지만 다가온 목적지 만큼 마음도 덩달아 빨리 길을 가야한다는 걸 안다. 사모스 - 텍시오스 - 알데아 드 알바호 - 아기아다 - 팔로마 이 레냐 - 사리아 - 바르바델로 아래층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한다. 사모스 수도원을 두루 살펴보고 가고 싶지만 어제 기도회에서 둘러본 것에 만족하고 길을 걷는다. 익숙해진 하루 일과로 늦잠을 자지도 못하고 9시 30분이 넘어서 사모스를 벗어난다. 차도 옆의 인도를 따라 계속 걷는다. 어제 무리한 탓에 아침이지만 조금은 힘이든다. 인수씨는 이미 출발을 한 듯하다. 길을 걷다 보면 만날지도 모르지만 이 시간에 이 길을 걷는 ..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2 - 오세브레이로에서 사모스까지 (4월 11일, 34km) 높은 장소에 서면 '더 높은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물리적인 시야와 내면의 시야가 한껏 푸풀었던 밤이었다. 아주 먼곳에서 보이는 무엇인가를 작은 불빛으로 생각할 수도 다른 영적인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오세브레이로에서의 하루는 산티아고길을 걷는 순례자에게 충분한 사색을 준다. 오세브레이로 - 리냐레스 - 순례자 기념비 - 오스피탈 데 라 콘데사 - 산타마리아 데 포이아 - 폰프리아 - 바두에도 - 트라이카스텔라 - 사모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일단 창틈이나 문가로 나가 오늘의 일기를 체크한다. 문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고 엄청난 바람과 추위가 스며든다. 얼릉 들어와서 김여사에게 방한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이야기한다. 최근에 가볍게 입고 걷기에 익숙샜지만 옷을 다 껴입어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