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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

산티아고의 길 38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4월 17일, 12km)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예수님의 제자중 한분인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있는 도시. Santiago(스), Saint James(영)가 묻혀 있는 별의 들판으로 들어간다. 라바코야 - 야영지 - 고소산 - 산사로 산티아고 - 구시가 - 대성당 6시부터 일어나 출발을 준비한다.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뭔가 허전한 기분까지 동반한채 가방을 꾸리고 호스텔의 입구로 나간다. 길가는 칠흑같은 어둠이 깔려 있고. 호스텔 앞의 광장 한편 정자에는 개를 끌고 노숙인이 누워있다. 우리를 보고 개는 연신 짓어댄다. 카미노 여정 중 두번쨰로 헤드렌턴을 모두 머리에 착용해 불을 켠다. 우선 카미노마크를 찾아야 한다. 뒤편 교회를 따라 길을 찾아서 숲길로 접어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7 - 아르수아에서 라바코야까지 (4월 16일, 31km) 길을 함께 걷던 사람들이 생각 났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하루 이틀차를 두고 공유되는 사람들이 많다. 인수씨는 추위에 떨며 조그만 시골의 식당도 가게도 없는 알베르게에서 가방에 먹을 것들을 전부 꺼내 함께 먹던 패트릭을 생각했고, 나는 밤새 화장실에서 토하던 쥴리를 생각했다. 김여사는 곤사르에서 발가락이 거의 찟겨진 한 아주머니를 이야기한다. 그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했던 카미노..... 아르수아 - 카예 - 옥센 - 오엠피아메 - 아르카 도 피노 - 아메날 - 비행장 - 라바코야 남은 밥을 끓여 먹고, 여유있게 출발을 했다. 마을의 큰길 방향으로 나가다 작은 골목길을 따라 길을 걷는다. 가방은 피노의 한 알베르게로 미리 발송을 했기에 거의 빈손에 스틱만 들고 출발을 한다. 작은 마을과 마을이 이어지..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6 - 멜리데에서 아르수아까지 (4월 15일, 16km) 갈라시아 지역에서 비를 맞지 않고 봄철에 카미노를 걸었다면, 커다란 축복이라고들 말한다. 더욱이 출발전 허리나 어깨가 아프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지만, 다행히 발목을 중심으로 다리에만 큰 통증이 있어왔다. 그러나 곤자르로 가는 길 이후부터 줄곧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한다. 가방을 허리에 묶고 가듯이 가다 어제 하루 가방을 안들다 짊어 졌을 뿐인데.. 초반부터 어깨가 결린다. 느긋하게 출발을 한다. 거의 대부분의 순례자가 빠져나가고 거의 막타를 치고 나간다. 오늘은 아루수아마을까지 16킬로의 일정만 잡고 쉬어 가기로 했다. 어차피 이틀뒤면 산티아고의 입성이 가능함으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다지 길을 잃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이정표가 4개나 붙어 있다. 마음에 드는 것은 50킬로가 남았다는 이정표다. 맨..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5 - 곤사르에서 멜리데까지 (4월 14일, 36km) 산티아고가 가까와지면서 많은 것이 혼란스럽다. 도착을 언제해서 어디에 묶을 것인가? 남은 일정은 어떻게 조율할까? 늘어난 사람들 속에서 또 어떻게 해야할까? 정작 이 길을 정리하면서 조용히 마무리 해야하지만, 부족한 사람은 뭐를 해도 티가 나는 것 같다. 인수씨를 꼬셔서 오늘 가방을 운송서비스에 맡기고 그냥 빈손으로 걷자고 했다. 사리아 이후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러한 운송서비스를 하는 전단이 알베르게에 가득하다. 5-7유로 정도면 하루 종일 편안한 걸음을 할 수 있다. 가방을 보내는 대신 조금 긴 일정을 잡고 열기가 날꺼라 기대했지만 오스피딸 마을을 지나 고속도로를 지나는 동안 안개속의 추위는 더욱 거세졌다. 벤타스 데 나온 마을의 작은 바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며 따스한 음료를 마시고서야 추위는 가시기..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4 - 바르바델로에서 곤사르까지 (4월 13일, 27km) 똑같은 곳에서 각자의 감흥은 다르다. 초반 산티아고길을 걸을 때 힘겹게 페르돈 고개를 넘어 우르테가에 도착할때 너무 힘들고 지쳤을 때 인수씨는 마을 초입에 서있는 성모상을 보고 너무나 감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우르테가에 도착했을 때 코카콜라 자판기를 보고 너무 흥분을 했었다.. ㅎㅎ 느낌은 서로 다르지만 같은 장소의 이야기 속에 그 느낌을 공유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길을 걸을 사람만이 느끼는 사실이다. 어제 먹다 남긴 질긴 닭의 살점을 발라내서 남은 밥과 함게 닭죽을 끌여 먹고서 조금 여유 있게 출발을 한다. 안개가 살짝 깔려 있지만, 우려했던 봄날 갈라시아의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다. 어제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마을들을 지나쳐서 안개를 뚫고 지나가니 어느새 눈앞에 안개는 사라지고 멀리 분지..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3 - 사모스에서 바르바델로까지 (4월 12일, 20km) 습관은 무섭다. 늦잠을 자겠다고 맘을 먹고도 8시가 조금넘자 더 잠을 잘 수가 없다. 농담처럼 그냥 하루 더 여기 묶을까? 하고 말해보지만 다가온 목적지 만큼 마음도 덩달아 빨리 길을 가야한다는 걸 안다. 사모스 - 텍시오스 - 알데아 드 알바호 - 아기아다 - 팔로마 이 레냐 - 사리아 - 바르바델로 아래층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한다. 사모스 수도원을 두루 살펴보고 가고 싶지만 어제 기도회에서 둘러본 것에 만족하고 길을 걷는다. 익숙해진 하루 일과로 늦잠을 자지도 못하고 9시 30분이 넘어서 사모스를 벗어난다. 차도 옆의 인도를 따라 계속 걷는다. 어제 무리한 탓에 아침이지만 조금은 힘이든다. 인수씨는 이미 출발을 한 듯하다. 길을 걷다 보면 만날지도 모르지만 이 시간에 이 길을 걷는 ..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2 - 오세브레이로에서 사모스까지 (4월 11일, 34km) 높은 장소에 서면 '더 높은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물리적인 시야와 내면의 시야가 한껏 푸풀었던 밤이었다. 아주 먼곳에서 보이는 무엇인가를 작은 불빛으로 생각할 수도 다른 영적인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오세브레이로에서의 하루는 산티아고길을 걷는 순례자에게 충분한 사색을 준다. 오세브레이로 - 리냐레스 - 순례자 기념비 - 오스피탈 데 라 콘데사 - 산타마리아 데 포이아 - 폰프리아 - 바두에도 - 트라이카스텔라 - 사모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일단 창틈이나 문가로 나가 오늘의 일기를 체크한다. 문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고 엄청난 바람과 추위가 스며든다. 얼릉 들어와서 김여사에게 방한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이야기한다. 최근에 가볍게 입고 걷기에 익숙샜지만 옷을 다 껴입어도..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1 - 비야프랑카에서 오세브레이로 (4월 10일, 36km) 짊어지고 다니던 가방 하나를 내려 놓았을 뿐인데, 모든 것이 새롭고 즐겁다. 산티아고를 걷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묻곤 한다. 어떻게 갔어요? 얼마나 들어요? 뭘가져가야 돼죠? 그냥 다 던져버리고 가진 것이 없다 싶으면 떠나면 된다고 대답한다. 항상 이고 지고 끌고 가던 나의 가방에서 배운다. 그것마저 버리면 이렇게 쉬운데.... 비야프랑카 - 페레헤 - 트라바델로 - 라 포르텔라 데 발카르세 - 베가 데 발카르세 - 루이텔란 - 에레리아스 - 라 파바 - 라구니 데 카스티야 - 오세브레이로 해발 1310미터의 오세브레이로까지 경사를 감안해서 실질적으로 36킬로 이상을 걸어야 한다. 일부 가이드북에서 권한 것처럼 오늘 우리는 가방배달 서비스를 처음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 내 생일의 선물이라고 생각..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0 - 폰페라다에서 비야프랑카까지 (4월 9일, 25km) 산티아고까지 200Km 라고 적혀있는 이정표가 알베르게 안에 붙어있다. 마지막으로 높은 산을 하나만 더 넘으면 이제는 산티아고 드 콤포스텔라가 있는 갈라시아지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사도를 영접하려는 것인지 나를 찾을 것인지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는 지 알 수 없다. 멈춰서면 떠오르는 물음표 하지만 걸음을 걷기 시작하면 물음표 같은 것은 사라진다. 폰페라다 - 푸엔테스 누에바스 - 캄포나라야 - 카카벨로스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아침에 일어나 어제 남은 밥을 긇여서 먹고 가려는데 문앞이 소란스럽다. 한나가 엄청나게 짜증을 내고 있다. 어제 저녁늦게 까지 순례자와 술을 먹은 알베르게 관리자가 아직 일어나지 않아 문이 잠겨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2층에서 자고 있는 오스피..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29 - 폰세바돈에서 폰페라다까지 (4월 8일, 30km) 산티아고길에서 가장 높은 곳(1505m)에 위치한 철십자가! 전세계의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돌을 가져와 하나씩 이곳에 놓고 갔다고 한다. 보기에는 단조로워 보이지만 지금은 산티아고길의 상징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목적지에 가면 자신의 화두를 찾을 거 같았던 많은 사람들은 아마 20-30여일을 걸어 이곳에 도착할 즈음 차츰 자신의 화두에 답을 찾아가기 시작할 것 같다. 폰세바돈 - 철십자가 - 만하린 - 푼토봉 - 아세보 - 리에고 데 암브로스 - 몰리나세카 - 폰페라다 일출을 보기 위해 조금 이른 출발을 준비한다. 산의 정상에 가까운 숙소라 한기가 제법 느껴진다. 아침녁의 바람마저도 조금은 거칠게 불어온다. 오늘은 먼길을 걸어가야한다. 폰세바돈의 뒤편 언덕으로 올라간다. 일출전이지만 미명에 시야는 어둡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