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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길 4 - 론세스바예스에서 주비리까지(3월 14일, 23Km) 내가 산티아고를 걸을 수 있는 체력일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무릎 관절염을 앓아왔다. 체육은 '수'를 받은 적이 없다. 거기다 3년 전부터 통풍이 시작되어 곱창과 맥주를 과감히 끊기도 했다. 나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열심이지만, 사실 5년 전 남한산성을 오르다 호흡 곤란을 일으킨 무시무시한 산사나이(?)다. 그럼 난 뭘 준비했나? 담배를 끊었다.. 설날 연휴 이튿날부터니까 이제 한달이 조금 넘는 상태 석촌호수를 하루에 2-3바퀴 걸었다. 맨 몸에 그 쿠션 있는 곳을 열심히 ㅎㅎ 말 잘 듣는 근육진통제(이브프로펜계열)를 60알 준비했다. 론세스바예스 -부르게테 - 에스피날 - 헤렌디아인/비스카레트 - 린소아인 - 주비리 어제의 경험 상, 오늘은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피곤으로 곯아떨어졌지만, 잠결에도..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3 -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3월 13일, 경사 감안 32Km) 피레네를 넘는다! 해발 1,450미터를 넘는다!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으로 간다! 그리고 카미노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짐을 꾸린다. 침낭을 침낭 주머니에 넣는 것조차 쉽지 않다. 가방을 싸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린다. 아직 자고 있는 사람이 있어 조용히 헤드랜턴을 쓰고 짐을 싼다. 그래도 대부분 일찍 일어나 짐을 싸고 있다. 새벽부터 움직여야 오늘 이 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첫날 아직 방전이 되지 않은 몸이라 피레네를 넘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이 알베르게는 유명한 명물이 있는데.. 대접 같은 컵에 주는 모닝커피다. 아침식사는 빵, 버터, 잼, 사발 커피(우유는 각자), 사과 뿐이다. 하지만 투박해 보이는 프랑스 아주머니는 정성으로 빵을 썰어주시고 더 먹으라고 청한다. 신선하지는..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2 - 파리에서 생장 피에 드 포르까지(3월 12일) camino(스페인어로 길)는 다양한 길이 있다. 종착지는 모두 '산티아고'이지만, 유럽인에게는 자기 집에서 출발해 산티아고에 모두 도착할 수 있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도 가끔씩 카미노 마크인 노란 화살표를 발견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야 1년을 쉬엄쉬엄 걸어 도착하고 싶지만.. 한국인들을 비롯해 가장 많은 사람이 가는 프랑스 길의 중간 기착지점인 St. Jean Pied de Port(생장 피에 드 포르)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북쪽길과 프랑스길 모두를 고민했지만, 초심자의 우려는 많은 이들이 걷는 길을 메뉴얼대로 걷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전날 공항에서 미리 TGV 기차표를 받아 둔 채 잠들었고,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조금은 둘러보며 걷기 위해 제법 일찍 일어났다. 민박집 주인이 준 커피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