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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길 21 - 카리온에서 칼사디야까지 (3월 31일, 19km) 힘든 사람을 배려하면서 생글생글 웃으며 잘 걷던 친구가 있다. 그도 역시 프랑스길 초입부터 걸었을 것 같은데..아마 20여일을 걸어 이곳까지 왔을 것이다. 누군가 힘들면 도움을 주고 영어를 못하는 어른들의 통역을 하거나 심부름을 하는 모습을 봐왔던 우리에게는 참 착한 독일 처녀로 보였다. 그러나 그는 완주하지 못하고 오늘의 일정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게 되었다. 너무나 아쉽고 섭섭했다. 카리온 - 산소일로 - 칼사다로마나 - 칼사디야 데라케사 일어나서 어제 남긴 밥으로 아침을 끓여 먹었다.한국인은 역시 밥심이다. 밥을 긇여 먹고 남는 밥은 플라스틱용기에 담아 가방에 넣는다. 어제 여유있게 장을 보아서 간단한 간식거리까지 가방이 제법 든든하다. 우리의 집구성은 먹는것은 내가방에 넣고..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20 - 프로미스타에서 카리온까지 (3월 30일, 21km) 일자로 길게 뻗은 길은 거리를 좁힐 수 있고 목적지까지 가기에는 가장 빠른 길이다. 그러나 사람들을 쉽게 피곤하게 만들고 지루하게 만든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면서 가장 짜증났던 건 왠지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 듯한 그런 느낌. 그러나 돌아보고 살펴보면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단지 목적지와 소요시간만을 생각했던건 갔다는 반성을 해본다. 알베르게에서 제법 비싼 아침을 먹는다. 1층에 주방에서 딱딱한 빵과 간단한 차 한잔을 마신다. 독일인 부녀와 이탈리아 아저씨 이렇게 다섯명이 먹는 아침... 독일인 부녀를 영어를 할 줄 알고 거기다 딸내미는 현재 이태리에서 살아서 이태리 아저씨의 이야기를 통역해 준다. 이태리 아저씨는 하루에 40킬로씩 걷는다고 한다. 허걱 우리는 하루에 20킬로 걸으면 넉다운 된.. 더보기
산티아고의 길 19 - 카스트로헤리스에서 프로미스타까지 (3월 29일, 27km) 오늘 걷는 길은 2천년 전에도 있었던 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2천년 전에도 있었을 그 하늘은 내 평생 가장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이었다. 아침 안개가 걷히고 내리막에서 보이던 그 깊이의 감동은 대단했다. 깊고 푸른 파랑 속에 초록의 길에 있었던 우리 두 사람은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카스트로헤리스 - 모스텔라레스 봉 - 피오호 샘터 - 이테로 데라 베가 - 티에라 데 캄포스 - 보아디야 델 카미노 - 카스티야 운하 - 프로미스타 알베르게에서 간단한 빵과 커피를 마시고(음~! 이 행복이여!) 조금 늦게 출발을 했다. 오늘 길을 마무리하는 친구들과도 간단히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서며, 조금은 외로운 길이 되겠구나 하는 허한 마음이 든다. 알베르게에서부터 보이던 높은 언덕이 오늘 올라가야 할 고단한 길의 시작.. 더보기